그놈에 중복상장, 대체 언제쯤 선진화 될까요
안녕하세요 서정덕입니다.
대한민국 증시, 즉 국장은 하는게 아니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이유는 너무 불합리한게 많다는거죠.
실제로 개인투자자들이 제도적으로 불리한 상황,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만드는 요인들이 상당히 많은데요
최근에 회자가 되고 있는건 중복상장 이슈입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 어떻게 봐야 하는지 정리해 보도록 할게요
중복상장이 어제 오늘 일도 아니지만
- 최근 중복상장 이슈에 다시 불을 지핀 일이 발생
- 구자은 LS 회장의 “중복 상장은 자금 조달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발언
- 일단 LS 그룹 내 비상장 계열사들이 중복 상장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고,
- 우리나라 재벌가들이 중복 상장 등을 바라보는 눈높이에 대한 실망감이 나오고 있는 것
발단은 지난 인터배터리 현장
- 구자은 LS 회장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서 비상장 계열사의 상장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 구 회장은 “투자를 하려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방법이 제한적인 만큼 중복 상장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며 “작은 회사들이 성장하려면 계속해서 자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고 중복 상장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상장 후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된다”고 이야기
- 시장의 우려에 대해서는 (1)중복 상장이 왜 이슈가 되는지 모르겠다 (2)예전에는 중복 상장이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요즘 들어 논란이 되더라 (3)중복상장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상장 후 주식을 안 사면 되는 것
- 최근 상법개정 등이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 속 그간 고질적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흉으로 지목된 중복상장에 대해 심지어 안 사면 된다고 할 정도의 발언이 나오자 당연히 이슈가 될 수밖에 없는 것
중복상장이란?
- 말 그대로 모회사가 알짜 사업 부문을 분할한 뒤 상장하는 것으로 모기업 자회사 동시 상장되어 있는 것
-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현상으로, IBK투자증권의 추산에 따르면 국내 증시 중복상장 비율은 약 18%
- 미국(0.35%), 일본(4.38%), 대만(3.18%)뿐 아니라 중국(1.98%)보다도 훨씬 높은 비율
해외를 보면
- 해외에서는 중복상장은 주주 간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 있다는 시장의 인식이 강해, 중복상장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 상식처럼 자리 잡고 있어
- 애시당초 크게 시도를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 알파벳은 구글과 유튜브, 딥마인드, 웨이모 등 유수의 기업들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지만 알파벳 하나만 나스닥에 상장돼 있으며
-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의 모회사인 메타, 홀푸드·아마존웹서비스·트위치 등을 보유한 아마존 등, 수많은 기업들 거느린 테슬라도 마찬가지
- 그런데 우리나라는 가장 손쉬운 자금 조달 방법으로 상장을 선택하는 것
문제는?
- 동시 상장에 따른 이익 더블카운팅(중복계산) 문제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
- 중복상장이 주가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이익이 두 번 집계되기 때문이라는 것
- 그러다보니 할인율의 기준도 없는데다가 과도한 할인율을 적용받게 되는 경우가 많고 나중에 껍데기만 남는 회사들이 많아지는 것
대표적 사례
-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LG화학 지분율 81.8%)
- LG화학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2020년 1월 주가가 30만 원대에서 2021년 2월에는 100만 원을 넘어서 '황제주'에 등극하기도
- 그 때 당시에 LG화학의 주가가 잘 갔던건 LG엔솔을 사업부로 가지고 있었기 때문
- 그런데 물적 분할 후 상장 이슈가 터진 뒤 LG화학 주가는 빠지기 시작했고
- 현재 LG화학 주가는 황제주는 커녕 25만원도 채 되지 않는 상황
- 두산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 에코프로머티 등도 중복상장 이슈에 주가 약세 보여
- LG CNS역시 지주사 LG와의 중복상장이란 비판이 불거져 있는 상황
- LG CNS의 주가도 빠졌지만, LG의 주가는 1년 전과 비교할 때 30% 이상 빠져
앞으로도 이런 기업들이 대기중이라고
- CJ올리브영(CJ), 티맵, 원스토어(SK스퀘어), SK에코플랜트(SK),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 SSG닷컴(신세계·이마트), 한화금융서비스(한화생명), HD현대오일뱅크(HD현대) 등의 중복상장이 예고된 상황
왜 중복상장을 선택할까
- 지배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손쉽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
- 만일 상장이 아닌 유상증자를 하게 되는 상황에서 증자에 대주주가 참여 못한다면?
- 의결권 지분이 희석되며 본인 지배력이 하락
- 반면 중복상장을 하게 된다면 추가 자금도 없이 지배권은 그대로 유지하고 본인이 가지고 있는 비상장 회사의 지분 가치는 올라가는 꿩먹고 알먹고
- 실제 경제개혁연구소에 따르면 2019~2024년 6월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 중복으로 상장한 78개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중복상장으로 외부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동일인 등은 의결권 지분율 5.01~9.52%포인트가 감소하는 것을 피했다고
- 이 과정에서 소액투자자가 손실 보는 것은? 내가 그것까지 알아야 하냐는 것이 아닐까
- 중복 상장으로 소액투자자 손실에 대해서는 법적 구제 방안도 없는 상황
- 왜 욕먹는지 모르고 꼬우면 말던가 라는 생각도 있는 것 아닌가 라는 공감 결핍에서 이뤄진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올 정도
방안 시급하단 지적
- 상법개정 혹은 자시법 개정 등 투자자들을 위해 실효성 있는 대책이 빠른 시일내로 마련되어야 한다는데 대다수가 동의할 것
- 상법개정 혹은 자시법 개정이 기업의 이익을 대변해 주는 혹은 일정 사모펀드 혹은 헷지펀드 세력을 대변해 주고 공격 방안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닌, 진정한 투자자들을 위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
- 특히 일반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나 수단이 부재한 만큼 일본의 사례처럼 거래소 가이드라인 등을 통한 지배주주의 인식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도 지적
- 특히 특정 기업 일감 몰아주기 후 크기 부풀리고 상장 뒤 주식 교환 등을 통해 결국 경영권 승계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여지가 큰 만큼 이로 인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
- 단순히 중복상장은 안돼 가 아닌 소액주주들까지 모두 보호하며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근본적 자본시장 인식 변화가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