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 간다던 환율이 1200원 간다네요? 환율의 美친 변동성 이렇게 봅니다
안녕하세요 서정덕입니다.
얼마 전 1500원에 육박하던 원달러 환율이 이제 1300원 중반대까지 급락했습니다.
원화가치는 그만큼 상승했다는 의미인데요,
문제는 널뛰는 환율만큼 공포마케팅도 심해진다는거죠
1500원 가는 환율 어쩌나... 라는 말들이 나오다가
이제는 1200원까지 열어두는 환율, 어쩌나 이러고 있습니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지 짚어 볼게요
오늘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에서 출발할 듯
얼마 전 1480원 수준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이 순식간에 1360원대까지 급락(원화가치 급등)
1500원 간다며 망한다더니 이제 1200원 간다고 망한다는데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도 많아
그러다보니 우리 쉬는 사이 원달러 환율 급락 이유를 체크하고 지속 정도 등 향후를 가늠해 봐야 하는 상황
전일 콘텐츠로 전해드린 바 있었는데 제기되던 여러 가지 원인 가운데 대만 달러로 인한 연쇄 효과로 인한 것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여
무슨 일이 있었기에?
발단은
- 지난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한 엔비디아 반도체 수출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
반도체 수출 제한이 풀리면 TSMC 같은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수출이 늘어 대만 경제가 호조를 나타낼 것이란 기대로 대만달러가 강세가 나타났는데
대만 정부가 대만달러 강세에 대응하지 않으며 시장에서는 대만이 무역협상 수단으로 대만 통화 절상을 시킬 것이라는 이야기가 퍼져 나간 것
여기에 대만 보험사들의 환헤지
대만보험사의 대규모 환헤지
대만 생보사들은 대만달러로 받은 보험료(부채)를 미국 국채에 투자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해 미국 선물환을 매도(대만달러 매수·미국 달러 매도)하는 방식으로 환 헤지를 해오고 있어
대만 중앙은행이 대만달러 가치 절상을 용인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며 최근 들어서는 헤지 비중을 40%까지 줄인 것으로 추산
그런데 예상과 다르게 대만달러 가치가 급등해 버린 것
생보사들은 뒤늦게 미국 달러 매도, 대만달러 매수하는 환 헤지에 나선 것
대만달러에 대한 매수세가 몰리면 대만달러의 가치가 상승 → 대만달러 절상
실제 2025년 5월 5일 대만달러 5%넘게 상승하며 30년간 최대 상승폭 기록
나비효과
대만달러 절상은 아시아 환율 절상에 전반적 영향을 주게 된 것
홍콩달러, 위안화, 원화 등을 상승시켰는데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은 원화
이게 구조를 알아야 하는데
일단 대만은 외환시장 규모가 작고, 자국 기업과 금융회사가 NDF 시장에서 대만달러를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NDF란 역외 차액결제선물환 시장을 말하는데 외화를 주고받지 않고 만기 시점의 환율 차만 정산하는 외환 파생상품 시장을 의미
대한민국 외환시장은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거래되지만, NDF는 홍콩 싱가포르 런던 뉴욕시장을 돌며 24시간 거래되고 있으며 뉴욕 NDF 시장의 원화 환율은 당일 한국 시장의 원·달러 환율 시초가에 반영
대만은 자국 기업과 금융회사가 NDF 시장에서 대만달러 거래 금지하고 있다보니
원하는 만큼 환 헤지를 할 수 없게 된 대만 생보사들은 급하게 대체재를 찾아야 하는 것
눈을 돌려보니 역시나 가장 비슷한 프록시 통화는 원화
여기서 프록시통화란 특정 국가와 경제·금융시장 관계가 밀접해 그 나라 통화처럼 간접적으로 사용되는 화폐를 의미
대만과 대한민국은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소규모 개방 경제인데다 주력 수출품목도 반도체, 전자부품 등 비슷한 점이 많아 한국과 대만 통화는 프록시통화로 사용되고 있어
뭘 했을까
대만 생보사들은 환 헤지를 위해 달러 선물환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
NDF 시장에서 원화를 대거 사들이니 우리가 쉬는 날 원화 가치가 급등한 것
아시아 통화가 함께 절상된 것은 원화 뿐만 아니라 대만 달러와 프록시 통화로 쓰이는 위안화도 같은 현상이 일어난 것
홍콩 달러도 같은 이유로 절상된 것으로 추측되며, 아시아 통화가 동반 절상이 동반된 것으로 보여
현재는
달러당 29대만달러까지 하락했던 대만 환율은 30대만달러대로 반등
대만달러 절상을 막기 위해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밝히며 루머 강력하게 부인한 영향
대만 손보사의 달러 매도도 딱히 보이지 않는 모습
이에 원달러 환율 역시 1390원대 위로 올라온 상황
한 마디로 아시아 통화 절상이 어느정도 진정된 모습
오늘 국내 외환시장에서도 1380~90원대에서 출발 후 1400원대 회복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어야
문제는 향후
환율이 순식간에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
아시아 통화 절상이 생각보다 강하고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준 것
- 당장 이번주는 급락했던 원달러 환율도 다소간에 안정을 찾으며 일시적 해프닝으로 볼 수 있지만 강달러 기조보다는 약달러 기조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으며 언제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예가 아닌가 싶어
특히
달러 수요 약화를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달러의 가치가 과거 대비 약화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어(이는 국채 금리 상승 야기할 수 있는 요소)
무엇보다 시장에서는 약달러 기조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미국이 약달러 기조를 통해 무역적자를 줄이고 제조업 활성화를 가져가고자 하는 것을 시장에서도 알고 있는 상황
무역협상을 통해 환율 절상을 논의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만큼 루머가 아닌 실제 워딩으로 나타나거나 비슷한 현상 혹은 합의 내용이 발표될 경우 변동성은 심화될 수 있을 것
그러다보니 한 마디로 언제든 약달러 기조가 발생할 수 있고 트리거가 발생할 경우 상당히 강력하게 방향성을 갖고 움직일 수 있는 것도 감안하고 있어야 할 것
증시에서는 원화 강세로 인한, 즉 원달러환율 하락으로 인한 수혜/피해주에 대한 언급이 조만간 나올 수 있는 것도 체크해 볼만 할 것